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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생활 정보

동해 대왕문어를 맛있게 먹는 나만의 방법

by K_Blog 2020. 2.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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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제사상에는 문어가 올라갑니다. 작은 문어가 아니라 동해에서 잡히는 대왕문어가 제사상에 올라갑니다. 강원도 사람들은 아주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어릴 적 문어를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문어를 삶아서 크게 크게 썰어서 식탁에 올라오면 그건 어른들의 전유물인 줄 알았습니다. 물론 지금은 없어서 못 먹는 대왕문어가 되었습니다.

 

문어의 참맛을 알려면 문어를 어떻게 먹어야 하는지를 가장 먼저 알아야 합니다. 어릴적 대왕문어의 추억은 삶은 문어를 쑹컹쑹컹 썰어서 내놓는 커다란 생선일 뿐이었습니다. 물컹물컹한 맛에 무슨 맛으로 먹는지도 잘 몰랐습니다. 그 썰어놓은 문어에 초장을 찍어서 한입 먹어보면 초장 맛 밖에는 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온전히 문어맛을 즐기고 있습니다. 

 

혹시라도 문어의 참맛을 모르시는 분들이라면 이 포스팅을 주목해주시기를 권해드립니다. 저도 문어가 이렇게 맛난 생선일거라고는 상상도 해보지 못했습니다. 이미 많이들 알고 계시려나요? 아무튼 저만의 동해 대왕문어를 맛있게 먹는 방법을 알려드리겠습니다.

엄마가 제사가 끝나면 가끔씩 이렇게 서울막둥이에게 문어를 올려보네 주십니다. 이게 다리 하나니까요. 실제로 한 마리의 크기가 가늠이 되시는지요? 대왕문어라 하면 보통 문어 10KG 이상을 말합니다. 지금은 동해에서도 잘 잡히지 않아 제사상에나 올라가는 문어입니다. 사실 저는 물컹물컹한 맛이 싫어서 문어를 좋아하지 않았는데요. 이렇게 먹으니까 정말 맛있습니다. 

 

가장 첫번째로 할 일은 냉동실에 문어를 얼리는 겁니다. 문어다리는 이미 엄마가 한번 뜨거운 물에 데쳐서 보낸 거라 문어가 도착하자마자 문어를 냉동실에 얼립니다. 얼린 다음 아주 살짝 녹을 때까지 기다립니다. 살얼음이 살살 끼었을 때 이제 작업을 시작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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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어를 가장 맛있게 먹기전에

먼저 칼을 아주 잘 갈아줘야 합니다.

지난번에 엄청난 할인 한다고 해서

구매한 칼갈이 6,000원짜리입니다.

열심히 쓱싹! 쓱싹! 칼을 갑니다.

칼 갈기가 끝나면,

도마를 준비합니다.

이제 모든 준비가 끝났습니다.

대왕문어 다리 크기 보이시나요.

이 정도는 해야지 대왕문어입니다.

그다음 손을 아주 깨끗이 씻습니다.

요즘 손 씻기는 기본입니다.

모두 손을 깨끗이 씻어야 합니다.

지금부터는 집중해야 합니다.

제 손에 칼 들려있습니다.

 

살얼음이 동동 떠있는 문어를 잘 잡고,

아주 얇게 얇게 썰어야 합니다.

이게 바로 키포인트입니다.

문어를 최대한 얇게, 얇게

잘 썰어주어야 합니다.

2

보이시나요.

얼음이 살짝 낀 문어의 자태가.

문어는 다리가 제일 맛있습니다.

다리살을 이렇게 얇게 썰어야 합니다.

얇게 썰어야 합니다.

이게 가장 중요합니다.

이제는 맛을 볼 시간입니다.

아주 얇게 썬 문어에 초장이면 됩니다.

 

짠내 난다고요.

짠내나는 원희님 생각난다고요.

저도 찍으면서 그런 생각 했습니다.

짠내 나는 문어 밥상입니다.

그런데 정말 맛있습니다.

사진 찍는다고 예쁜 그릇도 내왔습니다.

 

보이시지요.

그릇에 비치는 투명한 문어입니다.

투명한 문어가 제일 맛있습니다.

초장에 문어면 말이 필요 없습니다.

다른 거 정말 일도 필요 없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거 하나 더 말씀드립니다. 자기 먹을 거만 자르시면 안 됩니다. 남은 거는 모두 이렇게 잘라주셔야 합니다. 그래야 지만 등짝을 무사히 보호할 수 있습니다. 자기 것만 먹겠다고 그것만 얇게 썰면 등짝이 남아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까 남은 건 이렇게 잘게 썰어주는 겁니다. 얇게도 썰고 몸통은 다음 식사를 위해서 준비도 해주어야 하는 겁니다.

초장만으로는 부족하다고요.

그럼 김치하나 더 빼면 됩니다.

앗 저기 소주잔이 보이네요.

왼쪽과 오른쪽이 전혀 다른 문어입니다.

음 그러니까,

혼자서 문어를

세 판을 먹었다는 거지요.

온전히 문어만 먹었습니다.

문어에 초장,

문어에 김치,

문어에 소주,

정말 맛있습니다.

문어회를 먹었으면,

문어라면은 당연한 겁니다.

아까 썰어놓았던 문어를

냄비에 듬뿍 넣습니다.

엄마가 보내주었기에,

누릴 수 있는 호사입니다.

문어가 듬뿍 들어간 문어라면입니다.

저는 꼬들이 라면을 좋아합니다.

다리는 회로 먹으면 되고,

몸통은 라면에 넣으면 됩니다.

문어반,

라면반,

입니다.

지금 보고만 있어도,

침이 꼴까닥 합니다.

우리 집에 있는 등치 큰 녀석,

문어회 먹을 때는 나오지도 않더니,

문어라면 끓이자마자 출동합니다.

지그릇에 이렇게 문어 가득 넣고

크게 한 젓가락 먹습니다.

 

아마 다들 아시는 거겠지요. 저만 몰랐던 거 겠지요. 저는 어릴 적부터 문어를 보면서 자라왔습니다. 그랬는데 이제야 문어의 참맛을 알았습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집에서 문어가 올라오면 저는 문어 먹지도 않았는데요. 지금은 문어가 올라오기만 기다립니다. 다행히도 제가 문어 좋아하는 거 알고 제가 있는 날만 문어회를 먹을 수 있습니다. 정말 다행이지요. 모 별거 없는 방법일지도 모르지만 저만의 동해 대왕문어를 맛있게 먹을수 있는 방법이었습니다.

 

- 생활낚시꾼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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